쑥에 대한 추억 하나
뾰족이 봄햇살을 향해 머리를 디미는 쑥은 늘 찬바람과 함께 기억된다.
어린 시절에 이맘 때면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
부엌으로 들어가 몰래 칼 하나 바구니 하나, 살금살금~~!!
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왜 그렇게도 하지 말라는
나물이 캐러 가고 싶었는지,,, ㅎㅎ
그렇게 몰래 빠져 나와서는 손등이 찬바람에 터지는 줄도 모르고 쑥을 캐러 다녔다.
돌아오면 오늘 저녁에도 엄마한테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혼이 날것을 빤히 알면서도
때론 안맞을려고 앞마당 뒷마당으로 도망을 치기도 하면서
그땐 왜 그렇게 가고 싶었을까? ㅋ
"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누가 너더러 쑥 캐오라 그랜냐?"
엄마는 그 작은 고사리손으로 캐온 쑥을 구정물통에 확! 쏟아 부으면서 소리를 치곤 하셨다.
그건 아마 날도 춥고 고생스러우니 다시는 못가게 하려고 그러셨을텐데.....
'어쩜 저러실 수가 있을까?' 그땐 그게 어찌나 섭섭하던지~~!! ㅡ.ㅡ;;ㅋ
그 시절 할머니는 옆에서 그걸 지켜 보시면서 꼭 내 편을 들어주곤 하셨어.
그러면 나는 더 서러워져서 달기똥같은 눈물이 뚝.뚝. ^^
지금와서 가끔씩 옛날에 엄마가 그랬었다고 하하거리며 이야기를 꺼내면
"난 아무생각 안난다. 내가 어째 그랬을꺼나? 그 어린것이 캐온 것을....."
엄마는 전혀 기억이 안난다고 갸우뚱~ 시치미를 뚝 떼신다. ㅎ
근데 생각해 보면 정말 기억이 안나시는 게 맞을 것 같다.
나도 어느새 기억이 가물가물,
곧 내가 울 아들넘들에게 똑같이 시치미를 떼게 될 것 같으니까. ㅎㅎ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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